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설탕, 시럽, 과자, 탄산음료 등 정제당은 빠른 에너지원이 될 수 있으나, 그만큼 대가도 큽니다. 특히 면역력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살이 찐다'는 수준을 넘어, 체내의 면역 시스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당분이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을 세포 생리학적 수준에서 설명합니다.
1️⃣ 백혈구 기능 저하: 호중구의 방어력 감소
백혈구, 특히 호중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전위부대입니다. 그러나 단순당을 과도하게 섭취한 경우, 이들의 식균작용이 일시적으로 억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Loma Linda University의 Sanchez 박사 연구에 따르면, 100g의 설탕을 섭취한 뒤 2시간 이내에 호중구의 병원체 탐지 및 파괴 능력이 최대 50%까지 감소했습니다. 이는 당분이 호중구의 활성산소 생산 과정인 ‘respiratory burst’를 방해하기 때문으로, 그 사이에 병원체가 몸속에 침투할 경우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2️⃣ 만성 염증성 환경 유도
과도한 당분 섭취는 면역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또 다른 경로인 염증 반응 유도를 통해 악영향을 미칩니다. 단순당 섭취가 반복되면, 체내에서는 IL-6, TNF-α, CRP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높아지고, 만성 저등급 염증 상태가 지속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면역세포가 실제 병원체에 반응하기보다, 자기 조직이나 무해한 자극에도 과민반응을 보이는 '면역 과민성' 또는 반대로 반응 자체가 무뎌지는 '면역 피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장내 미생물 불균형
장내 미생물은 인체 면역 시스템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전체 면역세포의 70%가 장 점막(GALT)에 존재하며, 유익한 미생물과 상호작용하며 면역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고당 식이는 유익균인 비피더스균, 락토바실러스균의 수를 감소시키고, 병원성 미생물이나 염증성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퍼미큐티스, 클로스트리디움 등 유해균을 증식시킵니다. 이로 인해 장 점막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항원이 체내로 유입되기 쉬운 '장누수(leaky gut)' 상태가 되면,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 유병률도 증가하게 됩니다.
4️⃣ 인슐린 저항성과 면역대사(Immunometabolism) 장애
당분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것이 면역기능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덜 인식되고 있습니다. T세포와 NK세포는 활성화 시에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으며, 정상적인 인슐린 신호전달이 있어야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세포 내 에너지 공급에 장애가 생기고, 면역세포의 증식, 이동, 사이토카인 분비 등 면역 활동 전반이 위축됩니다.
5️⃣ 항산화 영양소 흡수 저해
당분은 비타민 C와 유사한 분자 구조를 가지며, GLUT 수송체를 통해 경쟁적으로 세포에 흡수됩니다. 고당 상태에서는 비타민 C의 흡수율이 떨어지고, 이는 백혈구의 활성 산소 제거, 상피세포 보호, 염증 억제 등의 기능을 약화시킵니다. 결과적으로 면역세포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해지며, 회복속도도 저하됩니다.
✅ 결론: 단맛의 유혹, 면역의 적
당분은 단기적인 기분 전환과 에너지 급상승을 가져다주지만, 그 대가는 면역체계의 약화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정제당 섭취는 감염에 대한 저항력 약화, 자가면역성 증가, 만성 염증 유발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높이고 싶다면, 단순히 비타민이나 보조제를 찾기보다 일상 속 당 섭취부터 줄이는 것이 훨씬 본질적인 접근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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