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림이란 무엇인가?
물리치료사, 한의사, 신경과 전문의, 그리고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접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저림은 피가 안 통해서 생기는 건가요?”라는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림 증상을 ‘혈액순환 장애’의 신호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보다 복잡한 원인과 기전을 통해 발생합니다. 이 글에서는 저림 증상에 대해 신경학적, 혈관학적, 해부학적 관점을 모두 반영하여 깊이 있게 설명하겠습니다.
🧠 저림이란 무엇인가?
저림은 일반적으로 감각이상(감각변화)을 의미하며, 의학적으로는 이상감각(parasthesia)이라 부릅니다. 이는 무감각, 찌릿함, 따끔거림, 벌레 기어가는 느낌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자극이 없는데도 감각이 왜곡되거나 비정상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 저림의 주요 원인: 감각신경의 문제
저림 증상의 주된 원인은 감각신경의 기능 이상입니다. 감각신경은 피부, 근육, 관절 등에서의 감각 정보를 뇌에 전달합니다. 이 신경이 눌리거나, 염증이 생기거나, 혈액공급이 부족해져도 신경 전달에 이상이 생깁니다.
① 말초신경 압박
- 팔꿈치 아래에서 생기는 손 저림은 척골신경 압박 때문일 수 있습니다.
- 목 디스크로 인한 경추신경 압박은 목과 어깨, 팔로 퍼지는 저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에서 신경이 눌려 다리의 저림으로 이어집니다.
신경이 눌리면 감각 전달이 왜곡되거나 차단되며, 이로 인해 저림 증상이 생깁니다. 때로는 운동신경까지 함께 눌려 힘 빠짐이나 근육 위축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피가 안 통해서 저리는가? – 혈관적 관점
일반인들이 흔히 말하는 “피가 안 통해서 저려요”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혈관 자체보다는, 혈류 감소가 2차적으로 신경에 영향을 줄 때 저림 증상이 생깁니다.
① 혈류 장애로 인한 신경 저산소증
-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신경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감소합니다.
- 특히 말초혈관질환(PVD)에서는 다리나 발이 자주 저리고 시립니다.
- 레이노병처럼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하는 질환도 저림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림의 원인이 오로지 혈액순환 문제인 경우는 드뭅니다. 혈류가 줄면 통증, 냉감, 창백함 등의 증상이 먼저 동반되며, 단순 저림보다는 신경압박 혹은 기능저하가 주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감각신경 + 혈류 + 근육: 다각도로 접근해야 하는 저림
저림은 단일 구조물(예: 혈관이나 신경)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체는 정교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상호작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감각신경 압박 | 물리적 눌림 또는 기능장애 | 목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
혈류 감소 | 산소공급 저하로 인한 신경기능 약화 | 말초혈관질환, 당뇨병성 신경병증 |
신경염증 | 감염, 자가면역 등으로 인한 신경 염증 | 대상포진 후 신경통 |
뇌신경 이상 | 뇌졸중, 뇌종양 등 중추 신경계 손상 | 편측 저림, 운동장애 동반 |
대사성 원인 | 신경 기능 유지에 필요한 물질 결핍 | 비타민 B12 결핍, 당뇨 |
🛑 위험한 저림은 따로 있다
일상적인 자세에 의한 압박, 피로로 인한 말초 저림은 대개 일시적이고 해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의료기관에 빠르게 방문해야 합니다.
- 저림이 점점 심해지거나 사라지지 않음
- 힘이 빠지고 움직임이 어려워짐
- 한쪽 얼굴 또는 몸 한쪽 전체가 저림
-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 이상이 동반됨
- 배뇨/배변장애와 함께 다리 저림
이는 뇌졸중, 척수병증, 신경계 종양, 심한 디스크와 같은 중대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진단은 어떻게 하나?
저림 증상이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다음과 같은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 신경전도검사(NCS): 말초신경의 전도속도를 측정하여 압박이나 손상을 평가
- 근전도검사(EMG): 근육과 신경의 전기 활동 확인
- MRI, CT: 뇌 또는 척수, 신경경로 확인
- 혈액검사: 당뇨, 비타민 부족, 감염 여부 등 확인
🧘 치료와 생활관리
저림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신경 보호와 회복, 압박 해소, 염증 억제를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 스트레칭과 체형교정: 신경통로를 넓혀 압박을 완화
-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혈류 개선과 신경자극
- 약물치료: 진통제, 항염제, 신경영양제, 항경련제(신경통 완화)
- 한방치료: 침, 뜸, 한약 등으로 기혈순환 개선과 신경회복 유도
✅ 마무리 요약
저림의 원인 | 감각신경 이상, 신경압박, 혈류장애, 염증 등 |
혈류와의 관계 | 혈류저하는 간접적으로 저림 유발 가능, 신경에 직접 영향 |
위험신호 | 지속, 점점 심해짐, 편측 증상, 말 어눌함, 배뇨장애 동반 시 |
진단 방법 | 신경전도검사, MRI, 혈액검사 등 |
치료 | 신경 회복, 압박 해소, 생활습관 개선 등 다각도 접근 필요 |
저림은 단순히 피가 안 통해서가 아니라, 감각신경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복합적인 증상입니다. 자주 발생하거나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